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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노아의 홍수 vs 영화 노아, 내용의 차이점은?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영화 이야기 : 성서 노아의 홍수 vs 영화 노아 내용의 차이는?

T리포터 모임으로 노아 단체관람을 했습니다. 영화 관람 전부터 노아 줄거리가 뻔하니 보지 말자는 의견, 너무 종교적이라는 의견, 그래도 기대되는 대작이라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카페에서 음료 한잔 마시며 이야기한 노아 감상평은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성서 노아에도 영화 노아에 나온 부분이 나와 있는가부터 시작해서 이상한 점, 웃긴 점에 대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성서의 수 많은 이야기 중에서 노아의 방주는 영화로 만들기에는 스펙타클한 면이 거의 없는 줄거리 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심판하시려고 비를 내리시고, 노아는 커다란 방주를 만들어 피했고, 한참의 대홍수 이후에 뭍이 드러나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상당히 밋밋합니다. 볼만한 부분은 대홍수 장면의 CG 정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밋밋한 성서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어떻게 2시간 짜리 영화로 흥미진진하게 줄거리를 풀어낼지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영화 노아를 보니 감독님도 그 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성서 노아의 홍수를 영화 노아로 만들어 내면서, 성서와 다른 재미 요소가 꽤 많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성서 노아의 홍수 vs 영화 노아 내용의 차이는? (스포 작렬)

영화 노아를 보고 나니 성서에서 읽었던 노아에 대한 이야기가 저게 맞는지 헷갈렸습니다. 흐릿한 기억으로는 노아 부부와 온갖 생물이 한쌍씩 방주에 올라탔다는 기억이 나는데, 저는 노아와 노아의 아내만 배에 타고 다시 자녀를 낳아 인류를 번영 시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노아에서는 노아 가족이 어디까지 방주에 올라탈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에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노아는 하느님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신 이유가 아무 죄가 없는 동물과 식물, 조류들을 살리라는 뜻 일 뿐, 인류는 멸하시겠다는 것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어차피 큰 아들의 짝 일라가 불임이고, 다른 아들은 짝이 없으므로... 그렇게 자신의 아들이 인류의 마지막 인간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노아의 아내는 세 아들 셈, 햄, 야벳도 짝을 찾아 가정을 이루고 대를 이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이로 인해 노아와 아내, 아들과의 갈등이 엄청났습니다. 영화의 주요한 갈등 포인트가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그러나 성서에는 노아의 가족과 노아의 아들, 며느리, 딸, 사위 뿐 아니라 사제, 친척까지 방주에 탔다고 되어 있습니다.

언제 홍수가 닥칠 것은 정확히 예언할 수 없었으나 노아는 100여 년 이상 방주를 만들고 동물들과 자신들의 가족들을 태워서 백오십일간의 홍수에서 구원받았으나, 그의 말을 무시하던 밖에 있던 모든 창조물들은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때 노아의 내외와 아들 셈 · 함 · 야벳의 3명의 내외을 비롯한 딸들과 사위들, 동생인 여호와의 사제 니르 내외, 조카 멜기세댁 내외 등이었다.

구약 성경 번역본에 따라 셈, 함, 야벳의 내외까지만 탔다는 내용도 있으나 어쨌거나 셈, 함, 야벳과 그의 아내들까지는 있었습니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우리의 불쌍한 함과 야벳을 모태솔로로 만들어 버리며, 그 과정에서 모태솔로가 되기 싫어 울부짖던 함과 큰 갈등이 생겨납니다. 그 덕분에 참 극적이기는 했으나, 답답하기도 했던 대목입니다.


트랜스포머 버전 노아, 감시자들 (진짜 스포)

노아의 방주를 읽으면서 그 큰 배를 어떻게 지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지금껏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그 문제를 "감시자들" 이라는 트랜스포머에서 본 듯한 거인들을 등장시켜 한 방에 해결합니다. 감시자들이 마지막에 심장을 열어서 승천하는 모습이나, 인류보다 지혜로운 점, 기계 목소리, 거대한 체구 때문인지 저는 자꾸만 트랜스포머 생각이 났습니다. 성서 노아와 트랜스 포머를 결합하여 나온 현대판 영화 노아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러셀 크로우, 영화 노아,


글래디에이터 노아 러셀 크로우

성서 노아 + 트랜스포머 + 글래디에이터도 있었습니다. 성서 노아의 홍수 부분에 나오는 노아는 얌전하고 비리비리한 착한 할아버지 인상 입니다. 넝마 같은 것을 걸쳐입은 힘없고 수더분한 할아버지인데, 우리의 글레디에이터 아저씨 러셀 크로우는 완전 강력한 글래디에이터 검투사 노아를 보여주십니다. 일당백, 싸움 정말 잘하고, 사람과 마주친 적 없이 피해 산 것 같은 설정으로 나오는데 순식간에 사냥꾼 4명 정도 죽여주시고, 열댓명 쯤은 가뿐히 제압하시는 우람하고 대단한 투사입니다. 심지어 장성한 혈기왕성한 아들들도 힘으로 제압하네요. +_+;;;
뭔가 전투 요소가 없으면 재미없어하는 사람을 위한 큰 배려인가 봅니다. 주인공은 강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시는 글래디에이터 버전 노아입니다.


영화 노아, 엠마 왓슨,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넘나드는 뻔하지만 제법 감동적인 영화


노아의 스토리 상 창세기 천지창조 부분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천지창조 부분들을 영상화 하는 과정에서 어디에서 본듯한 다큐멘터리가 자꾸 나옵니다. '나 지금 뭐 보고 있는거니. 나 왜 용산 CGV 골드클래스까지 와서 생물의 진화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거니.' 하는 기분이 들어요. 중간 중간 컴퓨터 그래픽도 어색한 구석이 많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볼 수 있는 러셀 크로우, 안소니 홉킨스, 엠마 왓슨, 그리고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으나 어디선가 얼굴을 몹시 많이 봤던 제니퍼 코넬리, 로건 레먼의 멋진 연기로 인해 어느샌가 저 혼자 울컥울컥하면서 봤습니다.
어쩌면 저는 종교 때문에, 어릴 적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처럼 성경책 읽어주시던 생각도 나고, 성경책보다는 훨씬 재미있고 스펙타클한 영화가 상당히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는 내내 부모님께 이 영화 보여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데이트도 하시고, 영화 노아 자체가 썩 괜찮지는 않더라도 성당에 가셔서 대화 소재거리 하나는 더 생기실테니까요.


cgv 어플, 영화 노아,


부모님 데이트 선물로 괜찮은 영화

영화 노아를 보고 와서 생각 난 김에, 엄마 아빠 언제 시간 나시는지 여쭤보고 영화 티켓 예매를 했습니다. 결제단계에서 계속 오류나는 CGV 홈페이지에 대한 분노를 꾹꾹 눌러 참으면서, 결국 CGV 어플 설치해서 엄마 아빠 영화표 예매해서 선물을 했습니다.
저의 계획은 "부모님께 영화 티켓을 예매해서 선물한다, --> 오랫만에 아빠 엄마 데이트 하시라고 용돈을 드린다, --> 부모님이 좋아하신다, --> 좋았다는 후기를 듣는다." 였습니다. 그래서 CGV 홈페이지 결제 오류에도 분노를 눌러가며, 생전 안 해 본 부모님 영화 티켓 선물을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무렵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영화 잘 보고 들어간다. 고맙다~♡"
이런 멘트를 기대했는데, 영화관에서 아빠 핸드폰 잃어버리셨다는 전화였습니다. 아빠 핸드폰을 잃어버렸으면, 아빠 핸드폰으로 먼저 전화를 해봐야 되는데, 놀라서 저에게 먼저 전화를 하신 겁니다. 저보고 어쩌라고... ㅠ_ㅠ
결국 다시 CGV에 가셔서 다음 영화 끝날때까지 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 사이 아빠 핸드폰으로 전화해보고, 주우신 분께 연락달라고 사례한다고 문자 보내고, 혹시 연락 올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핸드폰 분실시 대처법, 경찰서 vs 통신사 핸드폰 분실 위치추적 다시 알아봐두고 난리를 쳤습니다. 엄마께는 너무 당황하지 말고, 식사 하면서 천천히 기다리라고 했지만, 생전 처음 부모님께 영화관 데이트 선물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자 너무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ㅠㅠㅠㅠ
다행히 영화관 의자 사이에 끼어 있어 찾으셨다고 해서 일은 일단락 지었으나, 영화 티켓 선물하고도 속상했던 저녁이었어요. ㅠㅠㅠㅠ핸드폰 때문에 정신을 쏙 빼 놓으셔서 영화 재미있었는지는 묻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엄마의 이야기거리에 에피소드가 하나 추가되겠죠. "우리 딸래미가 영화티켓 예매해줘서 갔는데, 세상에 영화 다 보고 나왔는데 핸드폰이 없다는거야. 그래서 둘이 다시 갔지. 그래서... "라는 꽤나 오래 반복될 대 서사 에피소드가 완성된 듯 합니다.

영화 노아는 부모님이 성당이나 교회를 다니신다면 부모님 영화관 데이트 선물로 괜찮습니다. 아직 서먹한 커플은 보고 대화거리가 많을 것 같습니다. 영화 내용이 성서 내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어떤 부분이 다른지, 다소 엉성했던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할 이야기가 꽤 많은 영화라서, 아직 이야기할 거리가 없는 커플은 같이 보면 보고 나서 할 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신 종교 이야기로 너무 깊이 빠져버리면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단, 오래 사귀어서 편한 커플은 영화 보고 나서 돈 아깝다며 성질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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