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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청소하기 한 달째, 소소하지만 큰 변화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집 잘쓰기 : 매일 청소하기 한 달 째, 집보다 마음의 변화가 크네요.

매일 방을 닦기 시작한 지 한 달 보름 정도 되었습니다. 매일 방을 닦고, 설거지 안 밀리고, 빨래도 돌리고, 쓰레기도 정리해보니, 아주 소소한 일들인데 마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매일 청소


걸리적거리는 물건들을 없애버리게 되다

매일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을 해보니, 의자, 이동식 서랍장, 바닥의 발판 같은 것들이 몹시 귀찮았습니다. 아무 것도 없으면 청소기 쓱쓱 돌리고, 대걸레 쭉쭉 밀면 금방 끝날텐데, 물건이 많으니 한쪽으로 옮기고 청소기 돌리고, 다시 옮기고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할 때 또 옮기는 번거로운 작업이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습니다.


그래서 큼직한 바퀴달린 팔걸이 의자들을 다 처분했습니다. 재활용센터에 전화해 봤자, 귀찮으면 오지도 않고, 사진부터 보내보라고 하신 뒤 간보고 오시기 때문에.... 먼저 중고나라에 올려보고 2주 내에 사가는 사람이 없으면, 대형폐기물 스티커 붙여 내놓을 생각이었습니다. 다행히 사신다는 분들이 있어 다 처분했습니다. 필요한 분이 가져가시고, 몇 만원 용돈이 생겨 기분이 좋았습니다. 예전같으면 의자를 헐값에 팔거나 대형폐기물로 내놓겠다는 생각도 못했을텐데, 지금은 의자가 없어져서 청소가 쉬워진 것이 신날 뿐이었습니다.


이런 마음이라, 욕실 발판이 부서졌는데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유후! 걸리적대던 발판 하나를 집어 버릴 수 있게 되었다~~' 라며 신나서 바로 내놓았습니다. 청소를 할수록 걸레질할 때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없애버리고 싶어지네요.



욕심이 쪼금 줄어든다

늘 지금보다 좀 더 넓고 좋은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집의 기준 첫번째가 '넓은' 것이었는데, 고작 한 달 반 정도 매일 청소를 해보니... 굳이 집이 안 넓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하기 힘드네요...


예전애는 청소하는 것은 싫은데, 집이 어수선한 것도 싫으니까, 넓은 집으로 이사가고 수납장을 더 많이 놓고 물건들을 안 보이게 넣어놓고 싶었습니다. 좀 더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가사도우미 두고 사는 것도 꿈이었고요. 결론은 집이 깨끗해지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였습니다.

그런데 매일 방을 닦아보니, <인생학교: 돈>에 나왔던 말처럼, 집이 좁아서 지저분하다는 것은 저의 변명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집이 좁으면 물건을 좀 덜 놓으면 되고, 집이 좁아도 매일 치우면 되는데, 저는 귀찮음을 '돈이 없어서' 라는 핑계로 바꾸었던 것 같습니다.


매일 방을 닦아보니, 청소기 돌리는 날은 20분, 청소기 안 돌리고 걸레질만 하면 10분 정도 밖에 안 걸렸습니다. 이러면 집이 좀 더 작고, 물건이 더 적으면, 청소가 훨씬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이 커질수록 유지비가 많이 드는데, 집을 좁히면 유지비도 덜 드니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악착같이 매달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사할만한 집 구경 할 때는 아직도 넓은 집을 보면 눈 돌아가는 것을 봐서는... 먼 것 같습니다...


그 밖에 물건 욕심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청소기도 버리고 싶고, 로봇 청소기도 필요 없어졌습니다. 매일 방을 닦았더니 깨끗해져서 청소기를 매일 돌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청소를 잘 안 해서 제 머리카락들이 털갈이 하는 것처럼 사방에 있었는데, 매일 닦았더니 집에 머리카락이 없습니다.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별로 없으니 굳이 로봇청소기 안 사도 될 것 같아서, 더 넓은 집 또는 문턱없는 집으로 이사하면 1순위로 사고 싶었던 로봇청소기를 쭈욱 그었습니다.



노동의 위대함에 존경심이 생긴다

매일 방을 닦으려니 귀찮고 힘듭니다. 평생 청소와는 일억광년 정도 떨어져 살고, 카오스 이론을 신봉하며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어서, 다른 사람이 손대지만 않으면 나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안다고 주장했던 사람인지라... 안 하던 짓을 하려니 아주 힘듭니다. 걸레빠는 것은 더 싫고요.

요즘은 날도 덥고 습해서 걸레질만 해도 땀이 분출됩니다. 엄마는 이런 일을 계속하셨구나... 하는 엄마에 대한 감사와 존경, 매일 쓸고 닦고 정리하고 깔끔하게 사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마구 솟아나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분 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집안일 안 해본 남자처럼, 집안일이 뭐 그리 힘드냐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안해봐서 몰랐어요...) 시간도 정말 많이 걸리고, 한다고 표 나진 않지만, 안 하면 엉망이고, 엄청난 뿌듯함을 주지는 않지만 조금씩 집이 정리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은 좋고...

집안일이라는 것이 아주 묘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쬐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집에 대한 정이 다시 생긴다

처음에는 지금 집에 욕조가 들어가고, 햇볕이 잘 들어서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더러운 장판 (이사들어올 때 장판 안 해줌)과 더러운 천정 (천정 도배도 안 해줌) 등이 거슬렸습니다. 천정과 바닥, 창틀 등의 찌든 때가 엄청나니 쪼금 치운다고 표도 안 나는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윗층 층간소음에 입만 열면 말실수하는 집주인 때문에 이사갈 궁리만 했을 뿐, 집을 아껴서 잘 써야겠다는 애착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한 달 넘게 매일 닦았더니 바닥의 찌든때가 벗겨지면서 원래 색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닦고 정돈했다는 것 때문에 정이 생겼습니다. 이제 이사 갈 때 가더라도 사는 동안 깨끗하게 닦아가며 정 붙이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고작 2~3일에 한 번 청소기 돌리고, 매일 걸레질을 하는 것 뿐인데, 사람 마음이 이렇게 달라지나 싶습니다. 어쩌면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안 하던 사람이 운동을 하면 그 효과를 어마어마하게 느끼듯, 저도 평생 청소를 안하고 살다가 갑자기 매일 청소하니 효과를 크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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