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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밥은 여자가 하는 것이 당연?

· 댓글개 · 라라윈
아는 분이 부탁하신 일이 있어, 함께 돌아다니다 보니 저녁시간이 되어 밥을 먹었습니다. 배도 고프고, 마무리 짓지 못한 이야기도 있어 간단하게 밥을 먹어가면서 이야기를 마저 하기로 했던 것 입니다. 조금 있으니 남편분께 전화가 옵니다. 저녁시간이니 퇴근하고 왔다며 전화한 것은 당연스럽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좀 할만하면 또 전화가 왔습니다.  
알고 보니 "왜 늦은시간(저녁 7시쯤이었는데..ㅡㅡ;;)인데 안 들어오느냐, 빨리 들어와라, 와서 밥은 챙겨야 되는거 아니냐.." 하면서 계속 뭐라 하시는 전화였나 봅니다. 계속해서 전화가 오니 이 분도 속이 상하신 것 같았습니다.  노느라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저녁먹으면서 이야기 좀 마무리하려고 한 것 뿐이고, 저녁 시간에 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1년만에 처음이시라고..) 한 번을 이해 못해주나 싶어 화가 나신 것 같았습니다.

기혼녀분들과 어울리다 보면, 너무나 흔한 장면입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면, 지레 겁이 나면서 숨이 턱 막힙니다.


빨리 와서 밥해라~


기혼녀들이 말하는 남편의 모습

1. 저녁준비는 여자의 몫
기혼녀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남편은 먼저 퇴근을 해도 집에서 뒹굴거리며 TV나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늦게 끝나 퇴근하고 부지런히 집에 가면, 도끼눈을 뜨고서 왜 이제 왔냐며 얼른 밥달라고 할 때, 화가 솟구친다고 합니다.


2. 어쩌다 남편이 밥 한번하면 두고두고 유세.
'식사준비는 여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확고하게 박혀있는 경우에는 어쩌다가 남편이 한 번 밥을 차려주거나, 설거지를 해주면 두고두고 유세가 장난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내는 몇 년을 매일같이 밥하고 설거지를 하는데, 그것은 당연하고 고마운 것도 아니지만, 남편이 한 번 설거지하고 밥 한 번 차린 것은 아내가 고마워 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3. 일하는 것은 좋은데, 주부로서도 완벽하길 바래
아내가 일을 하고 돈을 벌어오는 것은 환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집안일에 소홀해서도 안된다는 것이 남편들의 바람인가 봅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전업주부처럼 자신이 퇴근하기 전에 집에 와서 저녁상 차려놓고 남편을 기다리고, 남편 퇴근하면 힘들었냐고 화사하게 인사하면서 옷을 받아서 옷걸이에 걸어두고, 안마라도 해주고, 물수건으로 얼굴이라도 닦아주기를 바란다는 것 입니다. 안마나 물수건 등의 서비스는 로망이라 해도, 저녁준비 정도 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한다고 합니다. 아침준비와 집안 청소, 집안관리도 모두 여자몫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같이 일을 하느라 바쁘고 피곤해도, 집안 꼴이 엉망이 되면 아내가 무능한 탓이라고 구박을 한다고...


4. 아내에게 어머니같은 행동 기대
안 그러신 어머니들도 계시지만, 많은 어머니들은 자녀가 뭐 해달라고 말만 하면 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 밥~" "엄마~ 나 물~" "배고파~ 뭐 먹을거 없어~?" "나 간식해줘~"
이런 말만 하면 많은 엄마들은 뭐 먹고 싶냐며 부지런히 챙겨주십니다.
결혼 후의 남편들은 아내에게 그 모습을 기대한다고 합니다. 입만 뻥긋하면 아내가 알아서 착착 움직여 주기를 바라며, 사람을 무척이나 귀찮게 한다고...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미혼녀입장에서는 남편들의 태도가 합당하지 않다 생각이 되어 울컥하면서도,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래도 '안 그런 남자들도 있을거야..'하는 희망을 품으며, 결혼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기혼녀들의 쐐기를 박는 한 마디.
"결혼 전에 자상하고 요리 잘하고.. 이런 남자들은 안 그럴거 같지?
결혼 해 봐~ 다 똑같아. 집에 오면 자빠져서 TV보면서 입만 뻥긋거리는데, 원수가 따로 없어.ㅡㅡ^"
"............................"


더 나이가 많으신 기혼녀분들은 요즘은 달라져서 좀 나을거라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그래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옛날 남자들보다는 많이 달라져서 덜 할거야.
요즘은 아침 간단히 먹고, 밖에서 한 끼 사먹어도 뭐라고 안하고, 집안 일도 좀  나눠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더라."


그러나 가만히 주변의 남자분들이 했던 말을 떠올려 보면서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어린 남동생들이나 아직 미혼인 또래 친구들과 결혼관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여전히 과거 아버님(?) 세대의 생각과 큰 변화는 없어보입니다.
"아침에 후레이크? 난 딱 질색이야. 아침은 와이프가 끓여주는 된장국에 밥 먹고 출근해야지. 아침이 얼마나 중요한대~"
"결혼하면 부인이 예쁘게 집 꾸며놓고 그럴거 아냐~? 아무래도 결혼하면 여자가 다 챙겨주고 그러지 않나~?"
"자녀교육? 부인을 똑똑한 여자를 얻으면 되지. 사실 여자가 자기가 똑똑하면, 굳이 학원 안 보내도 자기자식은 자기가 가르칠 수 있을거 아냐?"
"빨리 결혼해서 자취생활에서 탈출해야지. 결혼하면 이제 마누라가 밥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다 챙겨줄거 아냐~"
"........................"
결혼해서 자기가 집안일을 할 계획이거나, 살림을 나눠할 생각을 가진 분들은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간혹 농담처럼  돈을 잘 버는 마누라를 얻어서 내조를 하겠다는 분들은 있었습니다. (불량주부나 약국셔터맨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신이 돈을 안 벌면서 아내가 벌어오는 경우였고, 자신이 돈을 버는 경우는 아내가 일을 하든 어떻든 살림은 아내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나중에 결혼을 하면, 결혼선배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눈썹 휘날리면서 퇴근해서, 남편 저녁식사를 차려바치고, 아침에는 졸린 눈 부벼가면서 된장국에 아침상을 차려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걱정이 태산입니다...ㅠㅠ
(이래도 결혼 안 하겠다는 생각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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