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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에 대한 생각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사는 이야기 : 인건비에 대한 생각

차가 고장이 나서 택시 탈 일이 잦아졌습니다. 택시를 탈 때면 자동적으로 제 차 연비와 비교를 해보게 되는데, 탈 때마다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ㅜ_ㅜ


저희 집에서 안국역까지는 차로 10km 남짓입니다.

기름먹는 하마같은 저의 15년된 차의 연비를 대략 리터 당 5km라 해도 2리터라, 기름값 4천원 정도면 가는 것이죠. 그러나 택시비는 기본 만원은 나옵니다. 단순히 차의 유류비만 생각하니 택시비가 엄청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택시는 제 차처럼 똥 연비도 아닐테고, 가스차라서 가스비는 리터당 천 원 정도이니 반 값이잖아요...



심장떨릴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택시 미터기를 쳐다보며, 이런 계산을 하다가 저 스스로 흠칫 놀랐습니다.

어느덧 미디어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프레임대로, 인건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주 단순한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 입니다.


미디어에 자주 나오는 방식이 이런 식이죠.

택시 맨날 어렵다지만 차로 가도 기름 4천원이면 갈 곳을 만원이나 받지 않느냐.

더욱이 너희는 lpg를 쓰면서 완전 바가지다. 라는 식 입니다.


그러나 택시요금에는 단순히 기름값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택시 차량 관리비, 세금, 보험료 등과 함께 택시 기사의 인건비도 들어가야 합니다.


다시 안국역까지의 10km 거리의 택시비 만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10km, 가스차 연비 5~6km, 리터당 1000원 정도라서 유류비 2천원

10km 가는데 30분에서 1시간 가량 소요 되는데, 최저 임금으로 쳐도 인건비만 3~6천원

그러면 나머지 2~5천원으로, 택시를 굴림으로 인해 소모되는 부품에 대한 수리비, 보험료, 세금이 다 충당이 되는 걸까요?


그리고 택시 기사님들이 허탕치는, 손님이 없는 시간도 있습니다. 그런 시간의 인건비는 오간데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인건비란...

이런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의 흐름이 일어났던 것은 얼마 전에 만난 세이지님께 배운 나무 이야기 영향이 컸습니다.

세이지님이 나무를 만지는 것에 조예가 있으시거든요.


나무 이야기에서 흘러 흘러 가야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야 연습용 가야금은 중고나라에서 저렴히 구입을 했는데, 전공자 분들이 쓰시는 가야금은 300만원, 천만원 이런 고가(?)의 가야금도 있더라고요. 보면 좋아보이고 뭔가 소리가 더 좋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이지님이 알려주신 것은 그런 가야금 하나를 만들려면, 나무를 8~10년 정도 말려야 한다고 합니다. 바닷물에 담궜다 빼면서 말리고, 비바람과 사계절을 수 차례 겪으면서 틀어지고 펴지고를 하는 가운데, 더 이상 변형이 일어나지 않을 무렵이 되어야 나무의 속을 파내어 가야금을 만들 수 있는데, 그나마도 말리는 나무 중에서 모든 것을 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말리는 도중에 쩍 갈라져 버린다거나 옹이가 있다거나 못 쓰게 되는 나무도 꽤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즉 고작(?) 가야금 하나 만들기 위해서도 8~10년간 나무를 묵히는 비용, 보관하는 비용, 관리하는 비용, 그 시간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수고 등이 들어가고, 그 나무를 가공해서 가야금으로 깍아내는 장인의 수공비도 들어가야 합니다. 더불어 가야금에는 나무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명주실을 수천가닥 꼬아서 만드는 12줄도 들어가고, 안족도 들어가고 부들도 들어가고, 손가는 곳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가의 연습용 가야금은 고작 몇 십만원이고, 전공자를 위한 가야금도 300만원이라면, 가야금 장인들이 생활이 가능할까 싶은 걱정이 들 지경입니다. 사람에 대한 비용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설령 인건비에 대한 인식이 있다해도, 그 부분은 어떻게든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 맡기면 그게 다 인건비지. 재료를 싸게 사고, 사람을 적게 부리면 돈을 아낄 수 있지."

"뭐 그거 다 인건비니까 부르는게 값이지. 싼 사람에게 하면 돼지."


같은 식 입니다.

능력에 따라 인건비를 더 고려해 줘야 된다기보다, 인건비는 깍고 보는게 장땡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쏙 빼는 풍토가 썩 나쁠 것은 없습니다.

재료비 원가만 따질수록 싸게 얻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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