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에도 다른 부분에서는 참 좋은 사람인데, 이성관계가 너무 복잡해 그런 면에서는 내 친구라고 말하기 싫을 정도로 바람기가 심한 사람이 몇 있습니다. 그 중 한 녀석 (오늘은 편의상 이하 B)은 다른 면에서는 참 좋은 점이 많아 친구도 많았는데, 문제는 바람기가 너무나도 심했습니다. 보통 한 여자정도가 아니라 두 세여자... (더 있었는지도...ㅡㅡ;;)도 한번에 만나고 다녔습니다. 친구들이 조언도 해보고 여러 번 여자친구에게 걸려 난리가 나도 B의 바람기는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B왈, 한 여자로 마음이 차지를 않아서 그런답니다. 자기 마음을 온전히 뺏어갈 여자만 있다면 다 정리할거라고 나름의 이유를 댑니다.
B는 바람피우는 것도 남자의 능력의 일부로 생각을 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도 거리낌없이 바람피우는 여자들을 대동하고 나타났습니다. 친구들이 자신의 원래 여자친구에게 비밀을 지켜줄거라 믿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B가 다른 여자를 만나면, 얼른 원래 여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해 주기도 했지만, 그래봤자 소용 없었습니다.
B는 그렇게 언제 여자친구에게 들킬지 모른다는 스릴 자체도 상당히 즐기는 듯 했고, 원래 여친이 알게 되었다고 해도 B는 "아냐~ 내가 그런거 아냐! 친구 X 후배라서 같이 본것 뿐이야." "나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그 여자가 자꾸 들러붙은거야." "친구 Y가 친구들 모임에 데리고 와서 알게 되었던 것 뿐이야." 하는 식으로 친구를 팔아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러면 B의 원래 여자친구는 그 말들을 곧이 곧대로 믿어주면서, B의 핑계에 이름이 나온 친구들을 경계하였습니다.
결국 B가 바람피운 것을 원래 여친에게 알린다고 해봤자, 괜히 친구들에게만 불똥이 튀고, B의 원래 여친과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만 껄끄러워져서 말 안하느니만도 못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B가 우리가 알고 있는 여자만도 3명이상 만나느라 정신이 없던 때였습니다. 그 중 한 여자를 데려왔더군요. 영화배우 김정화를 쏙 빼닮은 예쁜 얼굴에, 이야기를 나눌수록 착하고, 너무 착해서 좀 어리버리하기까지한 순진무구한 여자였습니다.
몇몇 친구들이 자신들만의 대화주제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몇몇은 시끄러우니 옆 사람과만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B가 데려온 여자와 저와 둘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매우 솔직히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언니~ B오빠 정말 좋은사람 같아요.... " (여자문제 빼고는 좋은 애지...ㅡㅡ;;)
"저는요.. 지금껏 너무 나쁜 남자를 만나서 이제 두 번다시 남자는 안 사귀려고 마음 먹었었어요..
처음 사귀었던 남자가 바람을 피워서 너무 안 좋게 헤어졌는데, 두 번째 사귀었던 오빠도 알고 보니 저 말고 다른 여자친구가 또 있었던 거에요... 남자 딱 두 번 사귀어 봤는데 두 번 다 그러니까.. 세상 남자들은 다 그런거 같았어요. 그랬는데.. B오빠는 정말 달라요. B오빠는 정말 저만 봐줘요. B오빠는...."
그 말을 듣는데, 가슴에 돌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상처받았던 그녀가 만나고 있는 B는, 그녀가 지금껏 만났다는 남자보다도 더 악질 바람둥이인데,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녀가 받을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생각하니... 그녀가 너무나 안쓰러웠습니다.
그녀의 계속되는 B칭찬에 뭐라고 하기도 어려워서, 그녀와 눈을 마주치기도 미안했습니다.
나중에 B가 바람둥이인 것을 알게 되면, 이렇게 별 얘기 안하고 있던 저나 다른 친구들도 덩달아 공범이 되면서 못된 사람들이 될텐데....ㅠㅠ
그리고 엄청난 고민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정들기 전에, 지금 B가 어떤 놈인지 말을 해줘야 하는 걸까..'
'아니야... 어차피 이 여자애도 얼마 안가면 차버릴텐데, 그러면 나중에도 보아야 할 사람은 이 여자애가 아니라 친구인 B인데.... 그냥 모른 채 해야하는 거겠지..'
하는 두 가지 생각이 머릿 속에서 엄청나게 싸우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집에 오는 길에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친구에게 그녀의 사연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머리를 맞댄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B가 바람을 피우지 않아 이런 문제를 안 만드는 것이고, 저희는 B를 안 보면 그런 일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상황은 이미 벌어진 것입니다. 이 상황을 B의 원래 여친에게 말해줘 봤자, 또 친구들과 분란만 일어날거고, 지금 저 여자에게 말해서 B의 연애사업을 방해해도 B는 또 다른 희생양을 계속 만들고 다닐 것 입니다.
B가 개과천선(?) 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더군요. ㅜㅜ
그리고 얼마 뒤, B가 이번에는 원래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요즘 B가 변했어. 이제는 다른 데 한 눈도 안 팔고, 나한테 넘 잘해줘~~
처음으로 나한테 선물도 사다줬어. 이거 B가 사준거다. 요새 우리 넘 행복해."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데, B가 그녀 말고도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느라 미안해서 선물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저희는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ㅜㅜ
B덕에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니, 왜 '연인이 바람을 피우면 주위에서는 다 아는데 당사자만 모른다.'는 것 인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위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힘들었습니다. 결국 B에게 결자해지라고, 네가 벌려놓은 일 빨리 정신차리고 네가 수습하라고 쓴소리를 하는 것 말고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람피우는 친구는 안 보면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비단 오늘 이야기의 B와 같은 바람둥이가 아니라해도, 이런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친구의 애인들이 나중에 친구가 바람핀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알면서 말도 안해줬냐"면서 서운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친구와의 관계도 있지만, 서로 알고 지내다보면 친구의 애인들과도 친해지기 때문에 더욱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그렇다고 친구의 애인들 말처럼, 친구가 바람피울때마다 그 말을 해주기도 참 곤란합니다.
그러면 친구 역시 친구라 믿고 얘기했는데, 고자질(?)을 했다며 배신감을 느낄테니까요.
결국은 연인간의 문제는 둘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친구의 애인에게 말을 해 준다고 해결이 되는 문제도 아니라는 점...
그리고 친구의 애인들에게 말을 하면, 친구는 말하는 친구에게만 비밀로 해가며 또 다른 바람을 피울 것이기 때문에 결국 친구 사이만 멀어진다는 점..
이런 점들 때문에 보통은 친구의 편에 서서 침묵을 지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친구와의 우정은 유지가 되지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여전히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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