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의 심리이야기: 국민주량은 소주 한병? 주량을 물어보면 모두 소주 한병.
정말 술을 못 마시면, 소주 한잔.
그럭저럭 마시는 분들은 보통 '소주 한병'
잘 드시는 분들은 '주당' '말술' 이라는 대답을 하곤 합니다.
그 중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이 '소주 한 병' 인 것 같습니다. 실제 주량은 소주 한 병이 아니더라도, 왜 '소주 한 병'이라고 많이 하는 걸까요?
소주 한 병, 가장 무난한 대답이라서..
평균에 제일 가까운 무난한 주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소주 한 병 정도 마신다고 하면 주당같이 보이지도 않고, 술을 너무 못 마시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 적정선처럼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미지관리 차원에서도 국민주량 스러운 '소주 한병' 이라고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주량은 두 세병도 거뜬히 마실지라도 낯선 사람에게 "소주 2~3병은 거뜬해요."라고 할 경우 주당 혹은 술꾼처럼 보일 수도 있긴 합니다. 상대의 주량을 잘 모르는데 무턱대고 "잘 마셔요"라고 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자신의 주량을 낮추어 말할 때 유용한 양도 소주 한 병인 것 같습니다.
또는 실제 주량은 소주 반병 조금 넘게 마시는데, 반올림해서 "소주 한 병 정도 마셔요"라도 하시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니 "주량이 소주 5~6잔이에요."(한 병이 7잔 반인데... 뭥미..ㅡㅡ;;)라는 대답도 조금 어색한 느낌이긴 합니다.
주량을 잘 모르거나, 그 때 그 때 달라져서....
주량을 잘 모르거나 그 때 그 때 달라서 평균치로 '소주 한 병'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주량이라는 것도 기분이나 컨디션, 몸 상태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좋은 음식에 피곤하지 않게 술을 마시면 아무래도 술을 평소보다 조금 더 마실 수도 있고, 피곤하거나 싫은 사람과 마시면 평소보다 덜 마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누군가 물어볼 때 '소주 한 병'이라는 대답을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답을 많이 듣다보면 소주 한 병이 무슨 국민주량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
주량에도 등급이 있다?
지금처럼 소주 한병, 소주 한 잔 이라고 주량을 이야기 하는 것은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을 이야기 하는 것 입니다. 그래서 양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마시는 양 뿐 아니라 즐기는 정도에 따라 주량의 등급도 있습니다.
옛 시인이며 주선(酒仙), 주성(酒聖)으로 통한 조지훈님께서는 이 주량에 등급을 나누어 두셨습니다. 9급부터 9단까지 18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술을 마시는 격조, 스타일, 주량이라고 합니다.
주량 등급
9급. 불주(不酒) :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8급. 외주(畏酒) : 술을 마시긴 마시나 겁내는 사람
7급. 민주(憫酒) : 술을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겁내는 사람
6급. 은주(隱酒) : 술을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까와서 혼자 숨어서 마시는 사람
5급. 상주(商酒) : 술을 마실 줄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때만 술값을 내는 사람
4급. 색주(色酒) : 성생활을 위해서 마시는 사람
3급. 수주(睡酒) : 잠이 안 와서 마시는 사람
2급. 반주(飯酒) : 밥맛을 돋우기 위해 마시는 사람
1급. 학주(學酒) : 술의 진경을 배우기 위해 마시는 사람.
여기까지가 유급자 였다면 다음 분들은 유단자 이십니다.
1단. 애주(愛酒) : 술을 취미로 맛보는 사람. 주도(酒道) 1단
2단. 기주(嗜酒) : 술의 미에 반한 사람. 주객(酒喀) 2단
3단. 탐주(耽酒) : 술의 진경을 터득한 사람. 주호(酒豪) 3단
4단. 폭주(暴酒) :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주광(酒狂) 4단
5단. 장주(長酒) : 주도 삼매에 든 사람. 주선(酒仙) 5단
6단. 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주현(酒賢) 6단
7단. 낙주(樂酒) :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함께 유유자적하는 사람 주성(酒聖) 7단
8단. 관주(關酒) : 술을 보고 즐거워 하되 이미 마실수 없는 사람 주종(酒宗) 8단
9단. 폐주(廢酒) : 술로 인해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주졸(酒卒) 9단
단계가 계단식으로 한 등급을 마스터 하고 다음 등급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떠한 수준으로 즐기느냐 하는 것에 초점을 두신 단계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주량은 얼마나 되시나요~?
몇 등급이신지요~? ^^
'생활철학 > 일상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상품이 정말 싼 걸까? (27) | 2009.02.08 |
---|---|
왜 술 안 먹는 사람에게 술을 권할까? 술을 먹이는 심리 (50) | 2008.12.12 |
누가 돈 낼지 빨리 결정되어야 음식이 맛있다 (72) | 2008.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