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속수무책
라라윈의 일상 심리 이야기/서른살에 느끼는 일상생활 :
2009/04/20 20:10
서울과 대전을 오갈 때 기차를 자주 이용합니다.
그 날도 기차역에 도착해 여유를 부리며 기차여행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습관적으로 기차좌석에 머리만 닿으면 자 버릇 했더니, 이 날도 자동적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즐거운 휴식시간..^^)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깨어보니 옆에 술에 취하신 아저씨가 와서 앉아계셨습니다.
풀풀 풍겨오는 술냄새에 자꾸 다리를 쩍 벌리고 앉으셔서, 저는 점차 창가에 달라붙어 있어야 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술을 먹고 기차를 타면 안되겠지만, 기차 내에서도 술을 파는지라 그것만 가지고 문제를 삼을 수는 없는 일이라 가만히 있었습니다.
제가 잠에서 깬것을 안 아저씨는 말을 거시더군요. 원래 술 취한 분들 이야기를 맨 정신인 사람이 듣기에는 괴롭습니다.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 대시기에 모른척하며 다시 자는 척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슬그머니 제 좌석 앞쪽으로 손을 뻗으시는 것이었습니다. ㅡㅡ;;;;;
화들짝 놀라 눈을 번쩍 떴더니, 제가 먹고 앞의 주머니에 꽂아둔 쓰레기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과민반응같기도 하지만, 사람에게는1차적 공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자신의 구역이라고 생각되는 범위에 타인이 침입했을 때 불쾌감과 경계심을 느끼게 되는 것 입니다. 기차에서의 한 좌석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기차나 영화관 등에서 옆 사람의 공간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 예의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가 제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제가 앉은 좌석의 앞쪽으로 손이 왔다갔다 하니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계속해서 "어떤 남자가 좋냐? 남자는 이렇다, 저렇다."하는 소리까지 주절대니 제 입장에서는 변태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아직(?) 아저씨가 직접적인 성추행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조치를 취하기도 애매하고, 괴롭긴 너무 괴롭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기차 내 불편신고라도 하려고 전화번호를 찾았습니다. 필요해서 쓰려고 보면 없다고, 평소 별 생각없이 기차를 둘러볼 때는 잘도 눈에 띄던 기차내 불편신고 전화번호가 그 날 따라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자주도 지나가시던 역무원 분도 보이지 않았구요. 주말이라 좌석이 꽉 차 다른 자리로 옮기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는데 멀리서 역무원 아저씨가 나타나셨습니다. 흑기사라도 나타난듯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손을 흔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자초지종을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옆자리 취객을 조용히 데리고 가시더군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 숨을 내쉬고 있는데, 아니 이게 왠 일입니까.
10분도 안되서 그 이상한 아저씨가 다시 돌아와 옆자리에 앉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역무원에게 신고한 것이 화가 났던지, 이젠 소리를 지르며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해댑니다.
"니가 원하는대로 구미에 맞는 남자가 딱 나타날거 같으냐? 흥, 옆에서.. 어쩌고 저쩌고.. 욕 비스름한.. 못 알아듣겠는 말들을 계속 주절주절..."
도대체 뭐라는 것인지 정확히는 못 알아듣겠지만, 한 두마디씩 알아듣겠는 말은 분명 욕에 가까운 말들이었습니다. 마구 뭐라고 해대는데, 주변사람들은 흘끗흘끗 쳐다보며, 엄한 일을 겪고 있는 저를 안쓰러운 시선으로 쳐다볼 뿐 그저 모른 척 합니다. 이걸 어찌해야 되나 정말 곤욕스러웠습니다.
차라리 일어서서 가는 한이 있어도 피해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데, 아저씨가 마구 뭐라고 해대더니 내립니다. 마침 내리는 역이었나 봅니다.
예전에는 기차나 지하철에서 취객이나 치한 등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신고하라는 전화번호와 안내를 보며, 그렇게만 하면 문제가 해결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상한 사람을 만나보니 속수무책입니다.
취객이 이상한 짓을 하여 역무원에게 신고 한다해도, 주의조치 후에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에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같은 승객의 입장인 개인이 취객을 강제로 내 쫓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결국 해법은 옆자리에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서서 갈지언정 피해야 합니다.
재수없었다 생각하고, 앞으로 이상한 사람을 만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이 최상인가 봅니다......
기차에서 있던 이런 저런 일들...
☞ 내 옆자리에 누가 탈까하는 기차의 낭만
☞ 기차여행할 때는 신문지를 챙기는 센스~
☞ 착한일 스티커
☞ 왜 요즘엔 기차탈때 표를 확인하지 않을까?
☞ 내 옆자리에 누가 탈까하는 기차의 낭만
☞ 기차여행할 때는 신문지를 챙기는 센스~
☞ 착한일 스티커
☞ 왜 요즘엔 기차탈때 표를 확인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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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짜증나셨겠는데요...
남자인 저도... 완전 어른뻘되시는 취객이 같은 상황으로 저에게 대하면
꽤 난감할듯합니다. 일단 취한사람이자나요...쩝...
에구....
무슨 짓을 하실지 몰라 좀 겁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심란했어요....ㅠㅠ
헉! 술주정뱅이 아저씨 ㅋ술먹는것은 좋은데 남한데 피해를 주면 안되죠!
제가 있었음 흑기사처럼 구해드렷을덴데...하하;;
요즘 전차남 TV드라마를 보고 있는데...상황이 비슷하네요.
소심한 전차남이 에르메스를 전철에서 구해주고 두사람의 만남이 시작되는데 ㅎㅎ
아우 에르메스(이토 미사키) 너무 사랑스러워요 ㅜ.ㅡ
정말 오랜만에 드라마속 여인을 보고 가슴이 두근 두근ㅎ
이토 미사키가 77년생인데...저보다 한살만은 누나라는^^;;
전차남 드라마 못보셨다면 꼭 보세요! 영화에서 전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을 때론 코믹하게,
때론 감동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렇게 어려움에서 짜잔 구해주시는 분은 없었어요...ㅠㅠ
그저 호신무기라도 하나 살까,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호신술은 뭐가 있을까..
그런 궁리에 머리가 너무 바빴습니다..ㅜㅜ
남자친구를 빨리 구하시는것이 최고의 호신무기가 아닐까요 ㅎㅎ
비밀댓글입니다
좋은 방법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전혀 몰랐던 방법인데요~~
라라윈님 오랫만이죠? 농사일로 많이 바빴답니다
기차 에서 참 난처한 일을 겪으셨네요
조치를 확실하게 취할수 없다면 피하는것이 어떨가 싶네요.
ㅇ ㅇ 이 무서워 피하나요 더러워 피하지 ㅎㅎ
목적지 까지 버티고 있으면 그길이 배로 더 길게 느껴지니 더 괴롭겠지요 ^^
솔꿈님 말씀대로 그 말이 정말 많이 생각나는 상황이었어요...
무서워서 보다 더러우니 피해야겠다 싶은...
근데 술 취하신 분이라 좀 무섭기도 했어요..ㅜㅜ
이런 ㅡ.ㅡ;;;; 이런글 볼때마다 남자라는게 창피하다는 >.<
아 거참..왜 그럴까요? 술 먹었으면 조용히 주무시던가 ㅡ.ㅡ;;;;;라라윈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
위로해 주시니 넘 넘 감사합니다.....^^
아이고 고생 많으셨네요!~~~
남자들도 옆에 술취한 아저씨(?)가 앉으면 힘든게 사실인데....
술 드시면 조용히 주무시면 좋을텐데... 왜들 그러시는지...
술이 만취된 상태에서는 기차 못 타게 되어있긴 하던데...
기차 내에서도 술을 판매하다보니..
그다지 잘 지켜지지는 않는거 같아요...ㅠㅠ
남자인 저도 기분 나쁜 경우가 간혹 있는데...
여자분이시니 오죽 하시겠어요...
근데 가장 현명한건 피하는 길밖에는..;;
그렇네요..
이런 상황에 딱히 할 수 있는 방법은 피하는거 밖에 없는거 같아요...ㅜㅜ
저는.. ㅋㅋ 남자인지라.. ㅋㅋ 뭐 그렇게 불편했던적은 없는거 같네요 ㅋㅋ
저번에 할머니님이 이상한거 물어보셔서 ㅋㅋ 답변을 해드렸는데 ㅋㅋ
보답으로 바나나우유 사주시는정도.. ㅋㅋ
보답도 있고.. 좋은데요...^^
저에게 남은 보답이라면.. 너무 놀라서 심장이 계속 쿵쾅거리고 속상했던 기억 뿐이네용...ㅠㅠ
전 그런 경우 제 다리가 아플지언정 서서 갑니다. 아주 저질인 사람은 몇번 만나보지도 않았지만, 세상에 참 별별 사람들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곤혹스러운 상황은 입석을 끊으신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제 좌석에 앉아서 주무시고 계실 때죠. 아휴, 이걸 어떻게 깨울수도 없고 그냥 서서 가자니 5시간 넘게 서 있어야하고. ㅎㅎ
저도 예전에 그런적 있어요...
제 자리에 할머니가 앉아계시면서 일어나시겠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그럴수도 없고.. 꼼짝없이 한참 서서갔었어요...
그래도 할머니가 너무 고마워하셔서 마음은 쫌 뿌듯했었어요...^^;;;
(그래도 다리는 너무 아파서...ㅜㅜ )
아 ㅠ 진짜 기분 나쁘셨겠어요 ㅠㅠ
주위에서 가만히 있으시는 분들이 더 얄밉 ㅠ.ㅠ
진짜 차라리 서서가는 게 낫겠어요-_ ㅠ ㅋㅋ
차라리 서서가는것이 나았을텐데...
돈 주고 산 좌석인데 아깝다는 생각에 버텼더니..
정신이 더 피곤해졌던거 같아요...ㅠㅠ
저는 가끔 말 많으신 택시기사를 만나도 불편하던데...피곤하기도 하고, 대꾸할 말도 없는데 자꾸 말 거시니까요. 기차타면 늘 옆자리에 멋진 사람이 타길 바라는데 잘 안 이루어지죠. 라라님처럼 안 좋은 경험도 하게되고...다음에는 멋진 사람이 타길 바랄께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주에는 좀 더 멋진 이웃을 만날 것 같은데요~~
저도 말하기 싫을 때 너무 말거시는 택시 아저씨나 옆자리 승객만나면 좀 괴롭던데요...
대꾸를 안하자니 기분나쁘실거 같고..
대꾸를 하자니 제가 좀 괴롭고... 그랬던거 같아요...^^;;;
비밀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사과님 말씀에 제 속이 다 시원해지는데요...^^
라라님 저여 원래 트랙백 지우고 다시 하나 달고 갑니다.
라라님 글 내용하고 맞지 않는다고 하셔서 새로 글을 썼어요 ㅎ
전차남과 에르메스 만남장면 동영상도 있어요.술주정뱅이 아저씨도 등장하고요 ㅎㅎ
아 트랙백 제가 못지우네요 ㅋ원래 트랙백은 지워주세요^^
아니에요~~
제가 하록킴님 글 밑에 기차의 이상한 사람 이야기 댓글을 쓰려고 보니..
좀 다른 말을 댓글로 남긴거 같아서 죄송해서 한 말이었어요...ㅜㅜ
여기는 공권력이 강해서 저런일 발생하면..... 왠지 그 아저씨가 불쌍해질듯....
저는 괴롭긴 한데..
저 아저씨가 저를 성추행하신 것도 아니고..
때린것도 아니고...
딱히 벌주기도 힘든 상황이라 역무원분도 어떻게 못하고 주의만 주신거 같아요...ㅠㅠ
완전 고생하셨네요.. ㅡ.ㅡㅋ
근데 남자인 저도... 저런 분 만나면 머리 아프더군요.. ㅡ.ㅡ;;;;
왠만하면 술드시면.. 그냥 주무시는게... ㅡ.ㅡㅋ
네... 곱게 주무셨어도 술냄새때문에 괴로웠을텐데...
깨어서 저러시니 참... 힘들었어용...^^;;;;;
고생 하셨군요,,,;;;
이번 주에는 멋진 옆자리 이웃을 만나길 빌고 있습니다...^^
아~ 정말~ 저도 자리 피하는데 한표 드립니다. ㅡㅡ;; 답이 없네요.
추가로 버스에서 그런 냥반 만나면 피할 수 도없고 참 낭팹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요.
또. 추가로 기차에서 어떤 아줌마(할머니 아니셨습니다. 분명히)가 저더러 들으라는 듯이
"요즘 애들이 버릇이 없어놔서~ 쯔쯔~ 아이구 다리야~" 이러시더군요.
ㅡ..ㅡ;; 어쩌라는건지~ 아놔~ 자는척했더니 팔걸이에다 떡 하니 궁뎅이 걸치시고
(제가 복도쪽이었습니다.) 앉으셔서는 아이고 아이고 ~
참 세상에 여러 사람 있습니다. 그죠? ㅎㅎㅎ
맞아요...
정말 별의별 분이 다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 아저씨도 나름의 사연이 있으셔서 그렇게 취하셔서 기차에 오르셨겠지만..
그런 것을 이해할 여유없이 괴로움이 너무 컸어요...ㅜㅜ
비행기에서도 술 드시는 분 있다고 기사 본것 같은데 참 술 좋아하시는 분들 많죠?!^^
저는 술보단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데..ㅎㅎ
술 드시는 분들은 다른 사람들 한테 피해 안주고 혼자 조용히 드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무튼 고생 하셨네요..
비밀댓글입니다
제가 그때 옆에 있었으면 라라윈님께 자리를 양보해 드렸을텐데요. ㅋㅋ
저는 지하철타도 일부러 다리힘 기르려고 서서 갈때가 많아서요...
저도 labyrint님과 비슷한 생각을. ㅋㅋ
저도 어제 비슷한일을 겪었어요~
마침 제가 탄기차에는 식당칸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한30분정도 서서 왔답니다...
여자 혼자 식당칸에 덩그러니 서있으니깐
이상한 아저씨가 힐끔힐끔 쳐다보더군요!!!
밤늦게 혼자타는 기차는 영...좋지 않은것 같습니다!!
정말 난감합니다. -_-; 문제는 이런 행동들이 성추행도 성희롱도 아무것도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거에요. 저를 향해 혀를 낼름 거렸던 그 이상한 아저씨 조차도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에 기겁했습니다. 쩝.
전 남자이고 어느 정도 나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 어른도 저런 상황은 화가 납니다.
ㅆㅂ ㄱㅅㄲ 등 온갖 욕을 하고 다리 벌리면 같이 벌립니다. 생각만 해도 불쾌하고 짜증 나네요. 님 얼마나 당황하고 불쾌하셨을지 참 ...
그렇다고 뭔가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그냥 참고 기도합니다. "신이시여 이 강아지가 빨리 내리게 도와주세요"
님 글들은 가끔씩 많이 많이 읽어요.
계속 공감되고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