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장사는 천한 직업?

떡볶이 장사는 천한 직업? 여전히 직업의 귀천에 대한 고정관념이 커...

학원에서 아이들과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학부모님들과 아이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하노라면 직업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놀라운 것은 시대가 참 많이 변했어도, 여전히 옛날 '사농공상' 같은 직업의 귀천에 대한 고정관념이 매우 크다는 것 입니다.




#1 남편이 의사면, 부인이 떡볶이 장사하면 안돼?

학원에 있다보면, 별로 궁금해하지 않아도 친절한 학부형님들 덕에 집안에 대해 알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한 친절한 어머니께서 다른 학생의 집안에 대해 이야기를 막 해주십니다.

"OO이네 집은 어찌나 부러운지.. 애들 둘이 다 잘생겼지, 공부 잘하지, 걔네 아빠가 의사잖아요~"
"그런데 이상한 건 걔네 엄마가 XX 아파트 앞에서 떡볶이 장사를 해요~ 왜 그러지?"


그러면서 떡볶이 장사는 남편이 돈 못버는 집 여자나 하는 일이라는 뉘앙스로 열심히 이야기를 하십니다.
물론 의사사모님의 이미지가 떡볶이 장사와 잘 매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떡볶이 장사가 꼭 못 배우고 가진거 없는 분들만이 하는 일도 아닌데, 부정적인 인식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고구마 장사 하기 싫으면 공부해라.

공부하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촌오빠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성적이 더 떨어져서 좋은 고등학교에 가기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삼촌이 군고구마 통을 사서 집에 가져다 놓으셨습니다.  

"너, 그냥 고등학교 가지 말아라. 내일부터 군고구마 잘 굽는거 배워서 나가서 저거 팔고 그래라.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 이제 공부 하지마. 하기 싫은 거 하지 않아도 돼."


그 사촌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고등학교에 갔습니다. 공부하라는 백 마디 말보다 고구마통이 더 효과가 좋았다고 합니다. 어린 마음에 군고구마 장사는 직업으로 삼기에 고된 일이라 느꼈나 봅니다.


#3 우리 아이가 영 공부에 소질이 없으면, 장사나 시킬까요?

시대가 바뀌고, 학부모님들의 의식수준이 많이 바뀐 것 같아도, 여전히 부모님들이 바라시는 직업관은 과거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 대부분의 꿈은 서울대이며, 글로벌 시대에 맞게 하버드나 예일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꽤 있다는 점 빼고는 여전히 명문대에 목을 매고, 원하는 직업 대부분이 '사(士)'자 돌림입니다. 의사, 판사, 변호사, 약사, 교사....

가끔씩 이러한 꿈이 수정될 때는 아이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성적을 완전히 망쳤을 때 뿐입니다. 그런 날이면 학부모님들이 상담을 오십니다.
"아휴.. 우리애는 누굴 닮았는지... 성적이 저 모양인지 모르겠어요. 얘는 그냥 예체능이나 시켜야 될까봐요.."
"괜히 학원 보내서 돈 낭비 할 거 없이 이 돈 모아서 장사 시킬까봐요. 애한테 들어가는 돈만 다 모아도 나중에 가게 하나는 내 줄 수 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이 말은 절대 곧이 들으면 안 됩니다. 성적표 보시고 기분이 상하셔서 하시는 말일 뿐입니다.
진지하게 아이의 진로에 대해 예체능이나 사업을 권하면, 대부분 부모님은  질색하시며 펄쩍 뛰십니다. 여자아이라면 디자인(절대 회화는 아님)을 시키는 정도에는 동의하시는 분도 있지만, 남자아이는 절대 예능은 안되고, 더욱이 딸이든 아들이든 상업을 시키고자 하는 부모님은 매우 적습니다.


자신의 자녀가 좋은 직업을 가지고, 편히 살기를 바라는 부모님 마음은 이해 합니다.
하지만 '사'자 돌림 직업이나 직장인이 되는 것만이 좋은 직업이며, 상업은 천한 직업이라는 인식은 조금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인>개인사업>상업>공업>농업 이런 식의 순위가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선 수입을 비교해 보아도, 직장인들보다는 개인사업이나 상업을 하시는 분들이 훨씬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인들은 유리지갑이라 따박따박 들어오는 수입도 세금으로 뜯기며, 보너스 외에는 다른 수입원이라고는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사업, 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직장인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큰 수입을 거두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깜짝 놀랐던 것은, 떡볶이 장사, 오뎅장사 하면 영세업체(?)라 생각했었는데, 장사 잘되는 가게들은 어지간한 대기업 직장인들보다도 훨씬 많은 돈을 버시더군요. 직장인들은 월급을 모아 장학금을 기증할 형편이 못 되어도, 학교 앞에서 떡볶이 장사하시는 분들은 턱하니 학생들 장학금 기증을 하시기도 하고, 들리는 소문으로도 입이 쩍 벌어지는 소득을 얻으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분식집을 운영하는 것이 큰 명예가 되어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대를 잇는 분식집들이 있습니다. 만두 하나 오뎅 하나에도 장인정신을 가지고 가업을 잇습니다. 아들이 동경대를 나와 변호사를 하다가도, 가업을 이어야 할 시기가 되면, 분식집에서 일을 합니다. 그만큼 분식이든 무엇이든 간에 하나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는 것 입니다. 
아직은 적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몇 몇 음식점에서 대를 이어 전통을 지키고, 명물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실상은 어떻든.. 여전히 장사라고 하면 그다지 좋은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 
하나의 고정관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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