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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음악극 빵, 소중한 사람과 보고픈 특별한 공연 - 데이트 코스 강력 추천!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데이트 코스 추천 : 힐링음악극 빵, 소중한 사람과 꼭 보아야 할 특별한 공연

힐링음악극 빵은 반전있는 연극이었습니다. 힐링음악극이라는 아리송한 장르에서 느껴지듯, 빵은 뮤지컬이라 하기에도 연극이라 하기에도 묘한 색다른 음악극이었습니다. 거기에 힐링이 가미되어 조금은 적응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특별한 공연이었습니다.
'힐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명상, 허브, 위안 등이 떠올라, 힐링음악극 빵은 상당히 달콤한 무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작도 힐링음악극 답게 힐링되는 시작이었어요. 공연 시작 시간을 남겨두고 배우들이 나타나서는 맨발로 주위를 돌아다니기 시작해 우선 화들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곁에 오더니 "저희는 종달새 합창단이에요."라며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어깨를 주물러 주기도 하고, 어디선가 허브향기가 향긋하게 나며 비눗방울이 방울방울 날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종달새 합창단이라며 관객앞에 앉아 달콤한 노래를 속삭여주고, 곳곳에서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허브향기가 나는 비눗방울을 불고... 이래서 힐링음악극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연장에서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이 요상스러운 광경이었습니다. 적응이 안되어 표정이 굳어있었는지... 저에게는 다가오지 않으셨어요... ㅠ_ㅠ
왜 이래.. 이거 뭐야.. 하는 생각에 당황스러우면서도, 막상 저에게 배우들이 다가오지 않으니 섭섭한 이중적인 심리에 시달리는 사이 더 묘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배우들이 핸드폰을 들고 나와서는 사진을 찍고 노는 것이었습니다. ㅡㅡ;
처음에는 힐링음악극 빵 홍보를 위해 객석을 찍어두는 것인가 했어요. 배우들이 사진찍는 것을 보며 관객들이 조심스레 카메라를 꺼내들자, 더 신기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브이자를 해주기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핸드폰을 집어넣어달라, 사진촬영은 금지다." 이러는 것이 아니라 되려 핸드폰을 꺼내어 "지금 함께 하고 싶었는데 함께 하지 못한 소중한 사람에게 전화를 해보라"고 합니다. 핸드폰 금지라는 공연예절 따위는 잊어버리라고 합니다.



'힐링' 음악극이니 계속 이런 분위기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조금은 나른할 정도로 편안하게 흘러가나 싶었는데, 공연의 시작은 더욱 당황스러웠습니다. 현대무용 공연을 보는 느낌도 들고, 인지적으로 쉬이 분류되지 않는 요상스러운 진행에 초반 30분 정도는 괴로울 지경이었습니다.
빨리 범주화를 하고 분류를 끝내야 마음이 편한데, 이 요상스러운 힐링음악극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이상한 편안함과 극도로 불안한 전위적인 면을 함께 가지고 있어 참으로 불편했습니다. 더욱이 제가 초등학생 아동도 아닌데 꾸메 푸메와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상황에서는 기가 막히기 까지 했어요. 내 나이 서른이 넘어서 꿈으로 여행떠날 나이 아니라고.


꾸메와 푸메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느낌이었는데, TV동화 행복한 세상의 주인공 귀염둥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동화속에서 튀어나와 힐링음악극 빵의 무대 위에 나타나서는 같이 여행을 떠나자니.. 대체 이거 뭐지.. 라는 생각으로 한동안 머릿속에 물음표와 답답함만 띵띵띵띵 거렸어요. 주인공은 왜 미처 날뛰는지, 꽃님이는 대체 뭔지..

그러나 새로운 음악극 형식도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조금씩 적응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건축학 개론 정도 나이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저는 학생운동을 직접 경험한 세대는 아니라서...ㅜㅜ) 마마보이 주인공이 자신의 하고픈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에 조금씩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열연한 배우들에게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어린 꽃님이를 맡은 배우의 연기나, 전반적으로 약간 오버스럽고 작위적인 연기에 손발이 오그라들며 불편한데도, 신기하게 몰입을 불러일으키는 놀라운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거슬리는 연기력, 낯선 음악극의 형식, 꿈을 찾아가자는 뻔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힐링음악극 빵은 닫힌 제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 보니 제가 빠져들어 청승맞을 정도로 흐느끼고, 가슴뛰는 꿈을 꾸는 소녀에게 동화되어 심장이 같이 쿵쿵쿵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저의 못난 모습과 오버랩되는 기신이의 이야기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입을 틀어막고 오열을 하고 있었습니다... ㅠㅠ

대체 무엇이 저를 그렇게까지 눈물나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무엇때문에 제가 힐링음악극 빵을 보고 나오면서 마음이 행복하게 따뜻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성적으로 해석하고 비평하자면, 힐링음악극 빵은 유명한 뮤지컬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전율하는 연기력도 없고, 소름돋게 가창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다 보니 조금은 어설프기까지 해요. 게다가 주인공도 어설픈 캐릭터라 전반적으로 어색, 어설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요상스러운 힐링음악극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성세계를 흐트려 놓으면서 사람을 몹시 불편하게 만들더니, 머릿속을 헤집은 뒤에는 어느샌가 제 가슴을 공격하며, 가슴 속에 굳게 잠궈두었던 문을 두드리고 꿈을 끄집어냈습니다. 울다가 웃다가 벅차오르며 느끼는 이 카타르시스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기분좋게 빙그레 웃게만드는...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힐링음악극 빵에서 가슴에 심어놓은 그 가슴뛰는 꿈에 대한 생각이 계속 자라... 많은 것들에 영향을 미쳤어요.. 가슴이 뛰어서 새벽까지 혼자 신나하며 일을 하게 만들지 않나.. 사람들과 꿈을 이야기하며 가슴 설레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지 않나.. 묘한 행복감에 벅차게 만듭니다.. 
귀여운 캐릭터와는 상당히 달랐던 푸메가 자꾸 떠올라서 피식피식 웃게 만들기도 하고요..



푸메 잘 그린 사람에게 선물 준다고 하셨었는데, 힐링음악극 빵은 아이와 함께 온 가족단위 관람객도 많아서 선물은 귀여운 아이가 가져갔어요.. 야구장에서 공 잡으면 "아 줘라" 하듯이 아이가 기분좋게 푸메를 들고 간 것이 기분은 좋았으면서도... 저도 푸메가 그리워 그려보고 있었습니다.


푸메가 그립다며 그리고 있는 것을 보니... 정말로 이제는 제 마음속에 있는 '푸메' 맞네요... ^^
참으로 독특하고, 조금은 어설프고, 요상스러운 공연이라서... 초반에는 잠시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고, 함께 빙그레 기분 좋게 웃음을 띄며 나올 수 있는.. 두고 두고 생각해도 묘하게 행복한 신기한 공연이었습니다.


충무아트홀 근처 맛집

두 도시 이야기 한국 초연볼 때에는 신당역 바로 옆에 있던 우미 초밥집에서 무척 맛나게 먹었는데, 충무아트홀 바로 건너편이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었어요. 충무아트홀에서 힐링음악극 빵 보고 마음을 가득 채우고, 길 건너 신당동 떡볶이 먹으며 배도 채우고 왔더니 더욱 행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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