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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질에서는 안 통하는 진리, 역지사지

· 댓글 11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연애하면서 스스로 힘들어지는 마술의 주문

세상 만사 진리는 하나이고, 단순하다고 하지만... 연애질에서는 그 진리가 안 통할 때도 종종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것이 '역지사지' 입니다. 역지사지 ( 易地思之 ) 뜻처럼 상대가 어떨 지 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안 풀릴 문제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서로의 입장만 이야기하면서 나라 돌아가는 모양새가 답답할 때는 역지사지가 더욱 강조됩니다.
물론 연애에서도 상대가 어떨 지 입장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게 "연애"상황이라 뇌와 심장이 약간 맛이 간 상태라서 그런지...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잘 굴러갑니다.


Lv1. 내가 싫어하는 것은 너도 싫어하겠지..


어릴 적 역지사지 뜻이 뭐냐고 물으면, 어른들이 쉽게 대답하신 것이

"니가 싫어하는거. 그럼 남들도 그거 싫어하겠지? 누가 너 때리면 좋아 싫어? 싫지? 그럼 남들도 싫어하는거야. 그거 하면 안돼."
"누가 너 좋아해주면 좋지? 그럼 다른 사람도 니가 좋아해주면 좋겠지?"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에도 내가 좋아하는 대로 해 줬는데... 이게 잘 안 통합니다. ㅠ_ㅠ

나는 좋아서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엇갈림은 기본이요,
서로 좋아서 사귀는 사이에, 내가 싫어하니까 상대도 싫어할 것 같아서 조심하면 상대는 아무 신경 없거나, 내가 좋아서 상대도 좋아할 줄 알고 했는데 반응이 나빠 당황스러운 빈번히 발생합니다. 

일례로, 친구 만난다는데 계속 연락하면 짜증나고 싫습니다. 그러니 사귀는 사람이 친구 만난다고 하면... 그 사람도 나처럼 친구랑 노는데 연락받고 짜증낼까봐... 궁금한데도 꾹꾹 참고 연락 안하고 기다립니다. 그랬더니
"너는 왜 연락을 안 하냐? 왜 그리 신경이 없냐?" 라며 서운해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흔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연락해주면 고맙고 좋아서.. (나를 생각해 주는 것이라 생각되서)
나도 그 사람을 생각한다는 증표로 사귀는 사람에게 수시로 연락하고 관심을 주었더니..
좋아하기는 커녕 "왜 이렇게 귀찮게 하냐?"고 하기도 합니다. ㅜ_ㅜ

아니.. 내가 바라는 대로 해주라며... 내가 싫어하면 상대도 싫어할거라 생각하고, 내가 좋으면 상대도 좋아할거라 생각하라던.. 그 단순한 레벨에서 우선 뭔가 잘 안 맞기 시작합니다.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고 하면, 그러게 "적.당.히" 해야 된다고 합니다. 이 역시 대체 얼마만큼이 적당한지 얼마만큼이 안 적당한 지 알 수가 없습니다.


Lv2.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1단계 역지사지에 혼돈을 겪기 시작하면, 새로운 전략을 새우게 됩니다. 이제는 상대가 좋아하겠거니, 또는 싫어하겠거니.. 해서 행동한 다음에 구박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를 생각했음을 어필하는 것 입니다.
그 매직워드가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입니다.

이 말이 아주 기가 막힌 것이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 말 한 마디면, 어지간한 상황에서 나의 이미지를 좋게 마무리 하고 상대를 미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딱 잘라서 "니가 좋아한다"라고 단정 지은 것도 아니고, 조심스럽게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라면서 추측하고 배려해 주었다는데... 거기가 대고 무슨 말을 더 할 수가 없게 만드는 매직워드 입니다.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예전에 어떤 분이 길냥이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었더니 길냥이가 그 보답으로 쥐를 잡아다 주었다고 합니다. 화들짝 놀라며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자, 며칠 뒤에는 어디선가 피자를 주어다 주며 보은을 했다는 전설의 "고양이의 보은" 사진입니다.
고양이가 고맙다며 피자를 주어온 마음을 생각하면 찡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고양이도 사람이 좋아할거라 생각해서 이러는데..... ㅠ_ㅠ

그러나... 이건 고양이라서 찡한거에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서로를 잘 모르는 사이잖아요. 사랑 사이에서도 기대 하지 않았던 사이에서 이렇게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라면서 챙겨주면, 설령 전혀 안 좋아하는 것이라도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그러나 연인 사이에서는 이 말이 주로 내 뜻대로 다 해놓고 상대를 배려한 척 할 때 자주 사용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먹고 싶은 음식점으로 끌고 간 뒤에, 마치 상대가 이 메뉴를 좋아할거라 생각해서 일부러 온 것처럼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라고 하면... 상대방은 뭐라 하기가 참 곤란합니다. (자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니가 좋아할 줄 알아서 일부러 신경 썼다는데, 거기다 대고 정색해도 사회성 떨어져 보이니까요... ㅡㅡ;
이건 밥집, 데이트 코스, 선물 등등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해 놓고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라는 한 마디로 "내가 아닌 너를 위한 것이었으며, 고로 너는 마음에 안 들어도 너를 생각한 나의 마음을 생각해서 감사해야 한다"는 의미로 폭넓게 응용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사이가 편하면, 농담처럼 "이거 정말 날 위한거 맞아? 니가 좋아하는 거 같은데.. ㅋㅋㅋ" 이라면서 콕 찔러 말해볼 수라도 있습니다. 오래 사귄 사이면 정색하면서 "내가 언제 이런거 좋아하는거 봤어? 그렇게 나를 몰라?" 라 며 되려 화도 내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제 막 사귀거나 아직 사귀자고 한 사이가 아닌 경우... 그냥 "너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니가 좋아할 것 같아서..." 등의 말이 나오면... 상황이 마음에 안 들어도 마음에 든다고 해야 됩니다...

그래서 역지사지 레벨2에 접어들면, 싸움도 자주 납니다.
정말 (내 생각에는) 내가 아니라 니가 좋아할 것 같아서 한 건데 그 마음을 몰라주는 것에 무척 섭섭해지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그게 정말로 위해주는 게 아니라 결국 자신이 좋은대로 하고 그냥 너도 좋아할 줄 알았다면서 좋아하기를 강요하는 것 같아 불편해집니다. 
묘하죠. 분명 서로를 위하고 있고, "내가 바라는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라는 진리를 실천하고 있는 것 같은데 뒷맛이 개운치 못한 대목입니다.


Lv.3. 나와 같다면...


김장훈의 노래 "나와 같다면"은 아주 좋아합니다. 그러나 연애질에서 "너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를 넘어서서 "나와 같다면.."이 시작되면, 무척 피곤해집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넘어서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도 나와 같을 것이라고 간주를 하기 시작하면... 이해의 여지가 사라집니다.

오늘 같은 날 이런 경우 많습니다.
나는 한 해의 마지막이자, 새해의 시작을 맞아 광화문이나 종각, 명동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직접 나가는 것 까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서로의 입장에 따라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인이 바빠서 같이 못 있는 것은 이해하더라도 "이런 날 함께 있고 싶어하는 마음"은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연인은 한 해의 마지막이자, 한 해의 시작을 맞아 혼자 되돌아 보고 시간을 좀 갖고 싶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미 연인님이 "나와 같다면.." 신공을 시전하시며, "이런 날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라고 정의 내리신 이상, "난 같이 있고 싶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나와 네가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하는 것이 참 아름다운 것 같은데... 참.....



좋아하는 마음에 상대의 입장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심지어 그 사람의 마음도 내 마음 같을거라고 추측하는 경지에 이르면... 서운함과 힘듦도 참 커집니다.
내 마음은 내 마음이고, 다른 사람 마음은 다른 사람 마음 입니다.
어느 한 순간도 우리의 입장이 완전히 같을 수 없고, 우리의 마음이 완전히 같기 힘듭니다....
때로는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내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사람과 내 마음이 다를 수 있다고 놔 주는 것도.. 행복한 연애질의 비법일지 모릅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더욱 행복한 연애질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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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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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윈스토커

일단 라라윈님이 연애를 하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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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그

역지사지의 함정이네요.
사귀면서 서로를 생각해 준다고 하는 행동들이
사실은 자신을 위한 행동인 경우도 많지요.
한 해 마무리 철학적인 글 감사합니다.
라라윈님 새해에도 건필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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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아

오늘 제 기분이 딱 이러네요...ㅠ그래도 이해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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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쥬르

평소에 잘 읽고있습니다.

여자는 여자도 모른다고 이외수 할아버지가 그러셨다죠 ㅋ

조금 참고하고있습니다..ㅋㅋ


새해 말처럼, 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한해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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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잘 모르면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여자는 말안해도 자동적으로 다 알아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엎드려 절 받기 싫다고 말 안해도 알아서 다 갖다 받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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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새해 인사 왔어요!! ㅎㅎ
2014년에는 좋은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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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애지침이네요.
행복한 한해 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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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상대방도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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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아빠

피자를 선물한 고양이 정말 감동 먹어서 눈에서 땀이 흘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니가 좋아할 줄 알았어... 그 말 한마디가 참 힘들었었죠...
그런 맘이 아니었다면, 굳이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할 이유가 없었을텐데요.
모든걸 기억할 순 없지만 얼마나 두근두근 했었는지, 또 그 때문에 얼마나 아팠는지는
기억이 납니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있다면, "니가 좋아할 줄 알았어"라고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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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커

오지랖 넓은 참견인 줄 알고 그래서 죄송하지만

역지사지란 말은
상대의 입장에 서서 다시 생각해 본다라는 뜻이지
내가 바라는대로 남에게 해주어라와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내가 바라는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는
내가 바라는 것을 상대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해주는 것이라는 뜻이고
이건 상대방의 생각, 취향을 무시하는 아주 이기적인 사고 방식이거든요.

레벨1에서 진짜 역지사지는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겁니다.
싫어한다면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고 좋아한다면 계속하는 것이지
내가 좋으니 남도 좋을 것이다고 생각하는 것은 배려가 없는 겁니다.

레벨2에서 진짜 역지사지란 말대로 행동한다면 우선 상대의 의견을 묻는 겁니다.
나는 이게 좋은 것 같은데 너는 어때?

일단 역지사지란 말이 일단 제대로 적용될려면
먼저 연애중에 내뱉는 거짓말부터 조심해야 됩니다.

선의의 거짓말이든 악의의 거짓말이든
자신의 진짜 의중과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죄다 거짓말이고
이건 상대의 말을 못믿게 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나는 배려한다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하지만
이건 결국, 관계의 신뢰를 깨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하게 되지요.

다시 말하지만
나 좋을대로 남에게 행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인 것이지
역지사지랑 아무런 관계가 없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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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같기도해요!!! 맞아요. 답답한 속이 좀 풀리네용 ㅋㅋㅋㅋ

이름을 저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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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데 뚱남도 극혐이야 ..⋯ 💬ㅋㅋ 저도 이성친구한테 한 두번이⋯ 💬ㅋㅋㅋㅋㅋ 일반화는 어렵지만 길에서 번⋯ 💬ㅋㅋㅋㅋㅋ ㅋㅋㅋ2012년 글이다. 딱 10⋯ 💬ㅋㅋㅋㅋㅋ 근데 예상이 맞는 경우도 많⋯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