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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연애, 20대에 차이는 남자는 나이 들어서도....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60대 연애, 20대에 차이는 남자는 나이 들어서도...

추워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 싫어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오밀조밀 작은 공간이라 거짓말 조금 보태면 숨소리도 들릴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60대 아저씨 한 분이 60대 아주머니에게 열심히 작업을 걸고 계셨습니다.


남: "어디가세요?"

여: "목욕탕 가는데요."

남 "이야, 여기 탕이 물이 좋은가보죠?"

여 "네. 괜찮아요."

남 "나도 한 번 가봐야겠네."

여 "그러세요"

남 "탕이 많아요?"

여 "네. 여러 개 있어요"

남 "근데 댁이 어디시길래 버스까지 타고 목욕탕에 오세요?"

여 "응암동이요"


여기까지는 수월해 보였습니다. 어느새 60대 아주머니의 집 위치까지 알아내셨으니까요.
그러나... 이게 끝이었습니다.


남 "근처에는 목욕탕이 없어요?"

여 "몰라요"

남 "그 근처에도 있을텐데. 괜찮은 탕이."

여 "몰라요"

남: "아마 거기 불광천 옆에도 좋은데 있을건데, 목욕탕이"

여: "몰라요"

남 "여기가 그렇게 좋은가 보구나. 여어, 나도 한 번 와봐야 겠네."

여 "....."


60대 아줌마는 점점 짜증이 나셨는지 새초롬하게 "몰라요"를 시전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아저씨 혼자 떠드시고, 아줌마는 짧게 '몰라요'라고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 쯤되니 듣고 있는 사람도 민망해졌습니다. 뒤쪽에 앉은 사람이 나즈막히 '그놈의 목욕탕....' 이라며 한숨쉬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러나 60대 아저씨는 용감했습니다. 굴하지 않고 계속 들이대기를 시전하셨습니다.

멋집니다! 역시 나이를 먹으면 용기와 연애 스킬도 상승하나 봅니다. 는 개뿔...


남 "여기 물은 수도물이에요?"

여 "몰라요"

남 "여기 탕은 몇 개에요?"

여 "몰라요"

남 "여기 물은 매일 갈아요?"

여 "몰라요"

남 "여기 시간은 몇 시부터 해요?"

여 "몰라요"

남 "언제 또 오시나?"

여 "몰라요"

남 "근처 산에 갔다가 탕에 가면 딱 좋겠구만요. 근처 뭐 맛있는 집 있어요?"

여 "몰라요."

남 "여기 다니셔서 고우신가 보구나. 허허허. 난 왜 이 동네 살면서도 몰랐지? 다음에 와봐야겠네. 허허허."

여 "......"


결국 '몰라요'만 10번 가량 들린 뒤, 아저씨는 멋쩍게 웃고 말을 멈추셨습니다. 어설프게 작업하시다가 바로 차이셨습니다.

마을버스는 조용해졌고, 민망한 아저씨, 편안해진 아줌마, 손발 오그라들던 구경꾼들이 남았습니다.


말투만 어른들일 뿐, 내용은 20대 연애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레퍼토리가 부족한 남자는 계속 목욕탕 하나를 물고 늘어지며 말을 걸어보려고 하고, 속 보이는 지루한 질문공세에 여자는 이내 새침하게 튕기고...


이 와중에 남의 연애사에 관심 무지하게 많은 저는 아저씨가 안타까웠습니다.

취조라도 하듯이 계속 시덥잖은 질문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건 자주 차이는 남자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자주  차이는 남자의 화법... "너무 순수한 질문 + 혼잣말"


자주 차이는 남자의 화법 중 대표적인 것이 '너무 순수한' 뻔한 질문입니다.

가령 여자 전공이 '가야금' 이라고 하면, 정말 순수하게 가야금에 대해서만 물어봅니다.


"가야금 몇 살 때부터 하셨어요?"

"가야금이랑 거 뭐지, 거문고랑 비슷하지 않아요?"

"가야금은 얼마나 해요?"

"가야금도 종류가 있어요?"


같은 식으로 지식인에서 자주 볼법한 전공/ 직업 질문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말이 없을 때, 전공/직업/소속/지역 등에 대한 뻔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무척 지겨운 주제이지요. 뻔한 질문에는 뻔한 답 밖에 안 나옵니다.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개인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어떤 점이 재미있느냐?" "무엇이 좋았는지?" "어떤 음식이 제일 맛있었는지" 같은 주관적인 것들을 물어봅니다. 


조금 더 고수는 질문 자체를 덜 합니다. 영화 <투어리스트>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조니뎁에게 연애 팁으로 알려주는 것이 '여자는 질문을 싫어한다' 입니다. (관련글: 여자랑 말 잘하는 법, 여자는 질문을 싫어한다?)  


실제로 여자의 대화를 가만히 보면, 질문이 아니라 이야기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 어제 피곤해서 죽는 줄 알았어." 라고 말꼬를 트면, "왜?" 라고 묻거나 가만히 쳐다봅니다. 그러면 이어서 "어제 옷을 너무 얇게 입고 나가서 감기 걸렸거든. 기침이 막 나는데, 저녁에 커피를 두 잔이나 먹어서 잠도 안 오는거지. 그래서 계속 콜록거리면서 말똥말똥히 있었어."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이야기는 질문이 아님에도 할 말이 많아집니다. "나도 감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데." 라거나 "저런, 옷 좀 따뜻하게 입지. 이번 감기 독하다던데." 같은 말을 할 수가 있습니다.


정 목욕탕 이야기가 계속 하고 싶었다면, "저는 목욕탕 가서 주로 잠만 자서요. 회사 생활할 때, 야근하고 정말 피곤하면 점심때 사우나가서 한 숨 자고 왔거든요." 같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정말로 여탕에는 수건이나 샴푸 같은거 안 줘요? 뉴스 봤는데 그렇게 나와서... 남탕은 수건이랑 샴푸, 비누 이런거 다 공짜거든요." 같은 이야기가 나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 목욕탕이 수돗물을 쓰는지, 목욕탕의 탕 개수는 몇 개인지, 목욕탕 물을 언제 가는지 등 보다는요...


뻔한 질문만 쏟아내고 머쓱해지면 '의지표현 혼잣말'을 하는 것도 자주 차이는 남자의 특징 중 하나 입니다.

목욕탕에 관한 뻔한 질문들을 하다가, 머쓱해질 때마다 아저씨는 "이 목욕탕 한 번 와봐야겠네.."라며 혼잣말 같지 않은 혼잣말을 했습니다. 맥락을 봤을 때는 다음에 만나서 북한산 등에 갔다가 탕에 갔다가 술 한잔 하고 싶다는 내용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 아주머니에게 제안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남자의 꿈은 혼잣말처럼 던졌을 때, 여자가 냉큼 받아서 "그럼 다음에 저랑 같이 가요" 라고 해주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다음에 해보겠다고 혼잣말을 하는데, 뭐라고 대꾸할 지 애매하니 "네.. 그러세요.." 정도가 가장 흔한 답일겁니다.

머쓱할 때 괜히 혼잣말처럼 "나도 거기 가봐야겠네.." "나도 해봐야겠네.." 같이 애매하게 흘리는 것보다, 차일 때 차이더라도 "그럼 다음에 같이 하자" 라고 제안을 하는 편이 낫습니다.



60대에도 20대 청년들처럼 작업하고 튕기는 아저씨 아주머니를 보며, 연애는 몇 살이 되어도 계속된다는 생각에 살짝 엄마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뭔가 귀여우셨어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20대에 차이던 남자는 60대가 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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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할머니 할아버지는 자연스레 (좀 더 쉽게) 커플이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남학생 여학생 둘만 있다고 커플이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나이와 상관없이 노력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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