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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즘은 단칸방에서 결혼 시작이 어려울까?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결혼에 관한 고찰 : 원룸 단칸방 결혼이 힘들어진 이유

집값이 너무 비싸서 결혼 못한다고 하면, 어른들은 "우리 때는 결혼해서 단칸방에서 시작했어." 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집 사신 이야기를 듣노라면, 사랑만 있으면 다 해결될 일인데 요즘 사람들이 허세가 심해 결혼 시작부터 큰 집을 탐하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어른들 시대에는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남자가 외벌이 하더라도 월급 모아서 작은 집 한 채 정도는 살 수 있었는데, 요즘은 맞벌이 해도 집 사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고요. 그러나 좀 더 들여다 보니 성장배경 자체가 다른 것이 문제였습니다.



자기 방이 없었던 어른들 세대

단칸방에서 시작하신 어른들 세대를 보면 형제 자매가 많아서 자기 방이 없었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한 번도 자기 방이 없었고, 형제 자매 혹은 사촌과 함께 사셨습니다. 못 살면 단칸방에 온 가족이 살았고, 방 세 칸짜리 집에 산다해도 형제 자매가 서넛되면 방 하나를 나눠 썼습니다. 형제자매가 군대를 가거나 결혼을 하면 간신히 자기 방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결혼해서 독립하면 단칸방일지라도 가족들과 부대끼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있어서 무척 행복하셨던 겁니다. 부모님과 살면서는 자기 마음대로 가구 하나 못 사고, 배치도 마음대로 못했는데, 생전 처음으로 가구도 사고 배치도 둘이 의논해서 하면서 신났던 거죠.


그러나 요즘 세대는 보통 자기 방이 있습니다. 정말 가난하여 단칸방에 가족이 사는 분들도 있지만, 흙수저와 금수저를 가르는 기준이 방이 있으냐 없느냐가 아니라 방 크기와 살림 수준입니다. 흙수저 방은 작고 벽지에 곰팡이도 피어있고, 방에 부모님의 촌스런 장농과 집안의 잡동사니가 들어와 있어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금수저 방은 크고 인테리어 잡지에 나오는 것처럼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고, 비싸고 좋아보이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달리 서민 가정에서도 자기 방은 있었던 겁니다.


어릴 적부터 십 수년간 자기 방이 있다가, 결혼 후에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살아야 된다 생각하면 갑갑합니다. 결혼 전에도 자기 방은 있었고, 쓰레기를 쌓아 놓던 잘 꾸미던 멋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결혼을 해서 단칸방에서 다른 사람과 의논해서 공간을 채우며 살라고 하면 이건 '개선'이 아니라 '악화' 입니다.

자기 방이 없이 대가족과 부대끼다 단칸방에서 둘만 있는 어른들 세대와는 시작점이 많이 다릅니다.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해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수방사)'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집에 작게라도 자신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남자를 위해 공간을 꾸며주는 프로였어요. 예능프로다 보니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게 '으악! 저거 보면 와이프 기절하겠다 ㅋㅋㅋㅋㅋ' 이런 느낌으로 끝나곤 했죠.


단칸방 결혼


예능이니 예능으로 보는 분들도 있고, 결혼할 때 혼자 집 사신 남자분, 외벌이 하는 남자분들은 격하게 공감하시기도 했습니다. 집도 자기가 사고 돈도 혼자 버는데 집구석에 자기 공간 한 평조차 없는 것이 너무 서글프다고요. 다소 과하게 리모델링되는 경우도 있지만, 수방사 보면 대리만족하는 기분이라 했습니다. 정말 알파룸 1평만이라도 자기 공간으로 갖고 싶고, 자기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간절하다고...

반면 맞벌이 여자분들은 끔찍하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결혼 후에 남자만 자기 공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여자도 똑같다고요. 암컷도 자신만의 공간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마치 남편만 자기 공간 없이 불쌍하게 사는 것처럼 그려졌다며 분노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옛날 어머니들은 주방 옆의 식탁이 자신만의 공간이었지만, 요즘 여자는 주방 옆 식탁이 아니라 문 닫고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간절하답니다.


자기만의 공간을 위해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베란다에 혼자 테이블 가져다 놓고 거기 있는다는 분도 있고, 알파룸에 작은 가구들을 비집고 넣어서 취미룸으로 쓰기도 한다고 합니다. 남자건 여자건 결혼 전처럼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겁니다.



결혼 후 단칸방에서 시작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할 방법이 있을까?

문제는 결혼 전보다 결혼 후의 주거 환경이 안 좋아진다는 점이니, 결혼 전부터 불편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방에 여유가 있더라도 형제 자매를 한 방에서 지내게 해서 '부대끼는 것'에 적응시키고, '아, 불편해서라도 결혼해서 독립해야지'라고 마음먹게 만드는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도 동참하여 아이와 한 방에서 지내는 방법도 있으나, 부모도 벌받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자녀를 2인 이상 합숙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하면서 남과 한 방 쓰는 것에 익숙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겠네요.


다른 방법은 동거를 권장하는 것 입니다. 남자 또는 여자가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고, 거기에 들락거리며 함께 지내다 같이 사는 경우에는 원룸 (사실상 단칸방) 이어도 잘 지냅니다. 억지로 적응한 것이 아니라, 원룸에서 부대끼며 지내는 것에 자연스레 익숙해졌기 때문에 원룸에 살아도 행복해 합니다.


억지스럽게 '단칸방이어도 만족하게 하는 법'을 생각해 봤는데, 참 억지스럽습니다.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단칸방에서도 행복하게 느끼도록 정신 개조를 하는 방법을 찾기보다, 요즘 사람들은 자라면서 자기 공간이 있던 사람들이라 결혼을 한 후에도 자기 공간에 대한 욕구가 크기 때문에 이전처럼 단칸방에 만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편이 현실적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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