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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 닮은 미남의 국제결혼 이야기, 신부감 해외 직구 주문?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국제 결혼, 40대 미남의 신부감 해외 직구 주문?

AS기사님을 기다리고 있을 때 였습니다. AS기사님들도 평일 낮 시간에만 일하시기 때문에 AS를 기다리는 상황이면 늘 예민해집니다. 방문 시간이 약속시간 전후 10~15분 정도의 고무줄 타임인 경우가 많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 날의 일정이 꼬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날은 약속 시간 30분이 지나도록 AS기사님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30분이 지나 슬슬 성질이 나고 있는 시점에서 낯선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대체 언제 오시나요?'

라면서 한 마디 해주려고 전화를 받은 순간, 전화기 너머로 중저음의 매력 넘치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방문 드리기로 했던 AS기사 ooo 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제 30분 후 쯤 도착할 예정인데 집에 계시나요?"

단단히 쏘아 붙이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는데... 김동률 뺨치는 중저음에 그럴 수 없었습니다. 순한 양이 되어

"네... 빨리 와 주세요..."

라며 끊고 하염없이 30여분을 더 기다렸습니다. 30여분을 기다렸는데도 안 오니 슬슬 화가 났습니다. 일하러 나가야 되는데 대체 얼마나 더 기다리게 하는 건지.. 이제 중저음이고 뭐고 전화해서 따지려고 전화를 들었는데, 현관문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AS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오..... +_+


차승원 오빠가 왜 저희 집에.... +_+;;;;
AS기사님이 완전 차승원 판박이 수준이었습니다. 훤칠한 키에 차승원 처럼 생긴 얼굴, 중저음... 오...

한 시간 넘게 기다려서 성질이 났던 것은 눈 녹듯 사라지고 친절한 여인네 코스프레를 하며 주스를 꺼내 드렸습니다. 저의 친절한 여인네 코스프레가 먹혔는지... 수리를 마치신 기사님이 말을 건네셨습니다.

"정말 친절하시네요. 혹시 예술하는 분이세요?"
"네?"
"아뇨. 너무 친절하셔서. 하하하. 요즘은 찾아가면 정말 힘들게 하시는 분들 많거든요. 아주머니들은 저를 들었다 놨다 하세요. 하하하."

차승원 같은 남자가 오니 아주머니들도 가만 두시지 않았나 봅니다. 아무튼 차승원 같이 생긴 남자분이 제 칭찬을 해주니 쑥스러워 어색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 분은 이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결혼 하셨어요?"
"아니요!"
"아니, 왜 이렇게 괜찮으신 분이 아직 미혼이세요?"

이미 정신줄은 저 멀리로 날아가기 시작했고, 표정을 못 숨기는 탓에 얼굴 가득 바보 웃음을 지으며 저도 물어봤습니다. 

"그러게요. 호호호호. 결혼하셨어요?"
"저도 아직 결혼을 못 했어요."
"어머 왜요? 호호호"
"요즘 한국 여자들은 저같은 남자를 싫어해요. 허허"
"아니 왜요?"

훤칠한 키에 차승원 얼굴에 차승원 몸매에 중저음 목소리의 이 남자를 왜 싫어한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마흔이 넘었거든요."
"네~~~~?????? 전혀 그렇게 안 보이세요!"

이쯤 되니 왜 그 분이 아직 미혼이신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화기애애했던 미혼 남녀의 대화는 곧 우울한 좌담회가 되었습니다.

"하하. 여자들이 어릴 때는 외모를 많이 보니까 여자도 많이 사귀고 그랬죠.
그런데 막상 여자들이 결혼할 때 되니까 현실적인 조건을 보더라고요.
저는 마흔이 넘었는데, 전문대 나왔고, AS 기사 연봉 얼마 되지도 않고, 모아 놓은 돈도 없고 집도 없고, 누가 저한테 시집을 오겠어요?"


너무 솔직하게 말씀을 하시니 저도 빈말로 안 그렇다고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뭐라고 해야 될 지 모르겠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웬만하면 한국 여자랑 결혼하고 싶은데, 내년까지 노력해보고 안 되면 해외 직구 오더 넣으려고요. 하하하"

응???? 해외 직구 오더?
못 알아듣고 눈만 꿈뻑거리니 부연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 중의 하나가 개그 설명하는 거라던데... 아무튼 상황은 점점 우울해지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국제결혼이나 동남아 아가씨 한 명 주문하려고요. 어차피 한국 여자 만나지 못할거면 더 늦기 전에 해외직구 오더 넣어야죠."
"아.....  네..... ^^;;;;"

한국 여인과 결혼하는 것이 꿈이라고 하는 차승원 도플갱어 같은 AS기사님과의 대화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해외 직구 오더라... 국제 결혼 알선 업체에 적당한 조건의 아가씨를 요청하는 것을 두고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신부감 해외 직구 주문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던 것은... 제가 삼십대 중반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못하자, 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자이니 동남아 남자를 해외 직구(?)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뉘앙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제 또래의 괜찮은 총각을 찾기 힘들테니 돈을 벌어서 괜찮은 남자를 주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여자가 돈을 많이 내면 기꺼이 헌신적으로 봉사하면서 흑기사 역할을 해 줄 남자가 있다나요... ㅡㅡ;
이제는 연애와 결혼도 쇼핑하는 시대인가 봅니다. 문득 패기 넘치던 신부 구인 광고가 떠올랐습니다.


이도 저도 안 될 바에는 패기 넘치게 주문을 하는 것도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노총각 노처녀들도 돈 때문에 결혼을 못 해서 씁쓸한데, 이것은 도미노처럼 현지 총각에게도 영향을 미치나 봅니다. 캄보디아에서는 한국 남자와 결혼하지 말라는 노래도 나왔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남자 가수 쏙 렉사가 부른 곡이라고 합니다. ("한국남자와 결혼하지마"란 노래가 히트친 이유)


"요즘 캄보디아 아가씨들은 캄보디아 남자들과 결혼을 하기 싫어해.
돈이 많은 한국 사람들과 결혼하고 싶어 해.
캄보디아 남편은 허구한 날 술만 마시고 돌아다니거든.
한국 할아버지들처럼 달러(돈)가 없어.
이제 시골에 있는 예쁜 아가씨들은 모조리 한국에 가버렸어.
이제는 전처럼 예쁜 아가씨들이 없어. 부인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야.
5000달러가 없으면 이젠 결혼도 못해.

캄보디아 남자랑 결혼하지 않고 한국 사람들과 결혼해.
캄보디아 남자들을 버리네! 집도 두고 그냥 가버리네!
외국 남자하고 결혼하는 것은 캄보디아 남자와 결혼하는 것과 다르지...
아가씨! 아직 젊은데~ 한국사람 하고 결혼 하지 말아주오~ 나를 사랑해줘~
우리는 같은 캄보디아 사람들이잖아. 나랑 결혼해야 부모님과 가까이에 있을 수 있잖아..."


노래 가사가 주어만 바뀌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500만원 정도가 있어야 결혼을 할 수 있나 봅니다. 결혼은 현실이라지만... 어쩌다가 결혼의 조건이 대학 등록금이라도 내듯이 500만원, 1000만원, 2000만원 이런 식이 되었을까요..... 옛날 어느 부족의 결혼 지참금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졌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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